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얘기하면 꼭 나오는 말이 있다. 훌륭한 개발자의 능력이 보통 개발자의 능력보다 몇
배 뛰어난가 하는 주제이다. 소프트웨어 공학가인 자크만(Sackman)은 이미 1968년도에 개발자 사이에는 28배의 차이가
난다고 발표했고 페이스북의 주커버그는 2011년에 100배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그냥 말했다. 이런 말장난을 듣고 호들갑 떠는 한국 소프트웨어 관련 교수, 정부, 경영진들을 보면 소프트웨어를 손톱만큼이라도 이해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
나도 이런 말을 인용해서 사용하기는 했지만 "소 귀에 경읽기"
인 것을 알고 나면서부터는 별로 인용하지 않는다. 또 그런 논문이 잘못되었다고 반발을
제기하는 논문도 있다. 다 이론 가지고 싸우는 사람들의 소일거리며 밥벌이 수단이다.
소프트웨어가 지식산업이라고 말로만 떠들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전에 장애가 되는 짓만 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킨다고 하면서 노동집약산업 형태의 공장으로 만들고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망상이다. 폴리페서들과 공무원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탁상행정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20년 동안 정부에서 20개 정도의 법이 소프트웨어 진흥을 위해 만들어 졌으나 노동산업을 기본사상으로 시작했으니 잘 될 리가 없다.
새 개발 도구나 관리의 효율화 같은 것이나 생각하는 상태에서 100배는커녕 2배 차이가 나면 다행이다. 말 잘하는 아첨꾼들은 몇 배의 능력이 있는 것처럼 포장할 수 있겠지만 삽으로 땅 파는 능력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100배 가치 있는 훌륭한 개발자를 찾는다고 하는데 현실은 바보 개발자를 피하는 노력에 불과하고 숙련된 목수를 찾는 것에 불과하다. 숙련공을 찾아 헤매면서 훌륭한 개발자를 찾겠다고 하는 착각이다. 유행하는 개발언어나 도구를 아는 것을 훌륭한 개발자라고 하는 착각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잘못된 생각이 만연되어 있다. 소스관리도구인 GIT를 아는 데는 반 나절이면 충분하고 파이썬은 2시간에 가르쳐 주는 것이 내가 배운 과목에서 벌어진 현상이다. 또 파이썬으로 숫자 인식하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는 보통 개발자라도 해도 1,2일 아무리 많아도 1주일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믿지 못하겠으면 구글 웹사이트 가서 찾아보고 실제 해보기 바란다.
그런 도구를 안다는 것이 이력서에 자랑스럽게
적을지 모르지만 망치 다루는 것을 안다 뿐이지 건축가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개발자의 가치는 도구의 사용도나
능숙도가 아니다. 내가 과장해서 말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자세히 설명하기도 불가능하지만 그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한국의 모든 고층건물은 외국 건축회사가 설계했다. 결국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능력이 없어서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도 외국 건축가가 설계 했다. 그나마 장비와 인부 동원해서
시공은 잘하니까 시공업체가 돈은 벌지 모르지만 고부가가치는 전부 외국의 몫이다. 이제 한국에서는 "훌륭한 개발자를 기르자" 같은 공허한 소리는 하고 싶지도 않고 듣고 싶지도 않다.
그럴 환경이 없다. 숙련공에 불과한 목수를 건축가라고 하지 말라.
그 외의 모든 회사는 잘 해보겠다고 헛된 노력을 많이 하지만 근본적인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망상에 불과하고 시간과 비용만 낭비할 뿐이다. 용어를 외웠다고 해서, 본질을 이해한 것도 아니고, 그를 실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마천의 사기 "손자,오기열전"에 나오는 말이 있다. 오왕 합려는 손자병법을 이해한 유일한 왕인데 손자가 말하기를 "당신이 손자병법을 이해는 했지만 실행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라고 했고 그 말을 듣고는 손자를 대장군에 고용하고 7번의 큰 전쟁을 모두 승리하며 초강대국이 되었다. 그런 합려가 아들인 부차를 꾸지르면서 한 말이 있다. . "너는 손자병법을 외웠지만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했다." 손자병법은 6천자 정도로 종이 2장에 적히는 작은 양이다. 결국 외웠다는 것, 이해한다는 것, 실행한다는 것은 모두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이것을 이해한 오왕 합려는 자아인식 수준이 최고인 왕이었고 당연히 춘추오패가 될 수 있었다. 반면에 손자병법을 외우기만 하고 자만했던 부차는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해 자결한 오나라의 마지막 왕이 되었다.
내가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에서의 경험 중에 뛰어난 개발자를 몇 명 발견했지만 당연히 회사의 방침과는 다르게 간 사람들이었다.
회사의 방침대로 갔다면 잘 해야 숙련공이 되겠지만 숙련공이 되기도 전에 해고당하기 딱 좋은 케이스였다. 그들을 보호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 나의 최고의 보람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노동집약
공장 속에 하나의 숙련공이나 관리자로 전락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런 사회에 속하게 된 하늘의 뜻을
탓할 수는 없고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게 사는 법이다.
"100배 능력의 개발자" 같은 소리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모욕이고 한국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현실이니 이제는 그런 소리는 더 이상 아무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한국에서는 진정으로 이해하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만 사용할 것이다.
글로벌이니 4차 혁명이니 하는 용어도 한국에서나 호들갑으로 떠들어 댈 뿐이고 막상 그 안에 들어가 있는 회사는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아마존 책방과 예스24에 가서 검색하고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호들갑스러운 행동도 한국 갈라파고스 현상의 일부분이다. 먼저 자아인식을 하는 것이 모든 발전의 출발점이며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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